“영국 정부, 분노 극에 달했다…사태 끝나면 중국과 청산” 화웨이 5G 퇴출도 시사

한동훈
2020년 03월 30일 오후 10:47 업데이트: 2020년 03월 31일 오전 11:54

보리스 존슨 총리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감염된 가운데, 영국이 분노하고 있다.

중공이 우한폐렴에 대한 정보를 은폐해 영국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인식이 영국 정부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이 “중국이 감염병 발병 초기 규모와 질병정보, 감염성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며 중공의 초기대응 부실을 질책했다.

이 같은 발언은 고브 실장이 29일(이하 현지시각) BBC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왜 영국은 진단검사를 충분히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선데이 포스트, 데일리 메일 등 현지언론은 고브 실장을 인용해 “보리스 존슨 총리 내각이 중국 정부에 단단히 화가 나 있다”고 전했다.

중공이 정보를 은폐했을 뿐만 아니라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환자 수를 조작해 영국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영국 내각 관료들. 가운데 안경 낀 남성이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이다. | 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영국 정부 고위 관료들도 중공에 대한 격분을 나타냈다.

한 관료는 “영국은 중국과 외교적 채널로 해결을 봐야 한다”고 했다. 곱게 끝내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다른 관료는 “물론 지금은 위기 대처가 중요하다. 그러나 다들 알겠지만, 이 사태가 끝나면 중국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료는 “(영국 정부의) 분노가 최고에 달했다”며 “중국이 대대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서 ‘천대받는 국가(pariah state)’가 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한 선임 장관은 “영국은 공산당 대국 중국과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전문가들은 중공이 우한폐렴 감염자 수를 15배~40배 감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의료 전문가는 “오늘까지 중국에서 감염자가 8만1천건만 보고됐다. 세계인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 연속 신규환자 ‘0’(제로) 기록도 있다”고 허위발표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한 영국 정부는 중공이 우한폐렴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유럽 국가들을 지원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존슨 총리 내각은 중공이 우한폐렴 확산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려 하는 것에 대해서도 분노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의) 역겨운 허위정보 선전전이 진행 중이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을 철회를 검토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존슨 총리는 동맹인 미국의 강한 반대에도 화웨이 장비를 5G 네트워크 구축에 도입하겠다고 밝혀 영국 내 보수당 의원들에게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었다.

한 장관은 “중국이 우리 세계 경제를 비밀리에 망치고도 아무 일 없이 돌아오겠다는 중국의 의도를 참을 수 없고, 용인하지도 않겠다”며 “국가적 인프라에 화웨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 국가 중요 기반시설을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재심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